공유, 서현진 주연의 넷플릭스 드라마 트렁크, 어려운데 계속 보게되는 비주얼 합격 드라마 솔직 후기 - 매거진 칼라
- 시간
- 금 (2024-11-29~2024-11-29)
- 출연
- 서현진, 공유, 정윤하, 조이건, 김동원, 주민경, 홍우진
- 채널
- Netflix
나의 와이프가 나에게 1년 동안 다른 여자와 결혼하라고 한다.
나는 아직 사랑하는데 그게 벌이라고 한다.
그 벌을 잘 받으면 다시 돌아온다고 한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이 다른 여자는 아주 태연하게 나의 집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나의 와이프 행세를 했다.
처음엔 인정하지 못하고 정말 불편하지만 이내 계속 눈길이 가고 신경 쓰인다.
낯선 사람이고 어차피 1년만 볼 사람이니까 처음엔 조용히 지내려고 생각했는데
말을 하다 보니 어느새 내 진심까지 털어놓는 사이가 되었다.
그리고 어느새 마음도 주고 몸도 주는 사이가 되었다.
이 말도 안 되는 드라마가 이 트렁크 드라마의 시작이다.
믿고 보는 비주얼. 공유 & 서현진 조합.
처음엔 사실 공유와 서현진의 조합의 드라마가 나왔다고 해서 본 드라마였다.
이 둘이 만나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할까 그냥 보는 거지.
역시나 잘 맞았다. 물론 영화상의 성격은 좀 특이해서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그들의 외모는 여전했고 두 얼굴합을 보고 있으면 드라마의 내용과 관계없이 좋았다. 비주얼이 이 드라마의 최고 장점이지 않을까 싶다.
다소 불친절한 이야기 전개.
앞서 말했듯 상황 자체가 조금 어렵다.
와이프가 남편에게 결혼을 시킨 것도 이해가 좀 어려운데 거기에 서현진의 속 사정과 와이프의 속마음 그리고 스토커와 살인까지. 8회짜리 드라마 안에 뭔가 내용이 많다.
게다가 딱히 내용을 설명해 주는 이도 없고 주연 배우들도 엄청 시니컬해서 보는 시청자가 드라마를 처음부터 꼭꼭 씹어 먹어야 한다는 게 아쉽다.
살인사건은 꼭 필연적이었어야 했나?
이 드라마에서 큰 흐름이라고 볼 수 있는 이야기는 ‘살인사건’이다.
두 사람의 결혼생활의 묘사가 주된 스토리이긴 하지만 중간중간 계속 나오는 살인사건에 대한 추적.
처음에 형사들이 나올 때 두 사람의 이야기와 연관이 되어있을 거라 생각은 했는데 이게 갑자기 이야기 중간중간 튀어나와서 오히려 몰입을 방해했다.
원래도 내용에 대한 설명이 없는 게 불만이었는데 나름 설명하는 장치로 취조 장면이 나올 때마다 ‘갑자기 이 이야기는 어디서 나온 거지? 여기서 뭘 알아가야 하는 거야?’라는 의문만 쌓였다.
잘 살렸다면 나름 교차 전개라고 생각이 되어서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좋았겠지만 조금 뜬금없는 타이밍에 매번 등장해서 표현 방식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마무리
복잡한 내용과 인물 관계를 쉴 새 없이 보여주다가 마지막에 한순간에 정리해버리는데 뭔가 급하게 마무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이야기의 끝은 다행히도 해피 엔딩이다. 다 죽어버리는 엔딩으로 끝나면 좀 더 비극적일 수 있겠지만 그러기엔 좀 소재가 부족했을 것 같다.
그래도 너무 급하게 마무리하는 듯한 게 뜬금없는 사람이 약간 어이없게 범인이 되어서 반전이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다.
그냥 결말을 낸 거에 만족하는 게 좋을듯하다.
시선 강탈하는 정윤하
이번 드라마에서 서현진, 공유만큼 눈길을 끌었던 배우는 바로 정윤하.
이번에 처음 보는 것 같다는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여기저기 많이 나오셨다.
하지만 주로 단역을 연기하셔서 알아보긴 힘들었을 것 같다.
파묘에서 며느리 역할로 나왔을 때 좀 인상 깊었는데 찾아봤다면 기억했을지도?ㅋㅋ
이번 드라마에서 ‘전 와이프’ 역할로 나오는데 조연이라기엔 분량도 많으시고 공유와 서현진을 쥐락펴락하는 막강한 악역을 하신다.
그녀의 기분이나 행동에 따라 나머지 사람들의 행동이 결정될 정도.
노출 연기도 서슴없이 하고 악역도 잘 표현해서 이번 드라마에서 많이 주목을 받을 것 같다.
연진이만큼은 아니지만 그만큼 인상 깊어서 다른 작품에서도 자주 보았으면 좋겠다.
비주얼적으로는 합격인 드라마
다른 건 몰라도 비주얼로는 합격이 아닐까 싶다.
일단 주인공들이 다 돈이 많다. 뭐 돈 많은 사람들이니까 저런 계약 결혼도 하는 거겠지만. 돈이 정말 많아서 옷이나 인테리어 소품들이 이쁘다.
드라마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고급스럽고 깔끔하게 정리된 모습이라 보기 아주 편안했다.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도 화려하거나 깔끔한 조명이 비쳐주는 것처럼 곳곳의 나름 미학적인(?) 요소들이 있어서 보는 데는 만족스러웠다.
잘 만들어진 소품은 합격.
계속 궁금해서 보게 되는 드라마
앞에서 계속 불만을 표현한 것 같은데 그럼에도 계속 보고 싶은 드라마다.
정갈하게 잘 꾸며낸 드라마 속에서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비밀들이 하나둘씩 나오는 게 ‘다음엔 어떤 게 숨겨져있는 거지?’라는 궁금증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왜 전 와이프는 남자에게 결혼을 하라고 했을까?’
‘서현진은 왜 이 일을 하게 되었을까?’
‘누가 죽은 거며, 누가 죽인 걸까?’ 등등 조금씩 조금씩 풀어내는 비밀이 답답하지 않고 계속해서 지켜보게 하는 게 이 드라마의 독특한 매력이 아닐까 싶다.
사실 재미없었으면 그러거나 말거나 꺼버렸을 텐데 그러진 못했다. 계속 궁금해서.
Tip. 거실에서 가족들과 볼만한 드라마는 아니다.